[뉴스분석-타임스스퀘어 테러 미수 사건] 출국금지 명단에 오른 범인 제재 안 받고 버젓이 탑승
뉴욕 차량 폭탄 테러 기도 사건은 용의자 파이잘 샤자드가 차량이 타임스스퀘어에서 발견 된 지 53시간만에 체포되면서 일단락됐지만 몇가지 허점과 의문점을 남겼다. 연방수사국(FBI)과 경찰 등 수사당국은 차량 등록번호를 추적, 샤자드의 신원을 알아내 그가 두바이행 항공에 탑승해 출국하기 직전 검거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처럼 신속한 수사와 검거에도 불구하고 “자칫하면 범인을 놓칠 수 있었다”며 수사, 검거 과정의 허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5일 수사관들이 용의자인 파이잘 샤자드가 폭탄테러에 연관돼 있다는 것을 파악한지 24시간이 지난 후에 그가 두바이행 비행기 안에서 검거된 데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신문은 “비록 샤자드가 도망 직전에 체포되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두 가지 중대한 착오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우선 FBI 추격팀이 커네티컷에서 그의 추적에 한 때 실패한 것이다. JFK공항에 그가 도착할 때까지 추격팀은 그의 행방을 놓치고 있었고, 그가 해외로 출국을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은 비행기가 이륙하기 몇 분 전에야 최종 탑승자 명단을 보고서 파악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그가 탑승했던 에미리트 항공사의 문제다. 수사당국은 그의 테러 연루 사실을 파악한 뒤 3일 오후 12시30분에 출국 금지자 명단에 그의 이름을 추가로 올려 줄 것을 국토안보부에 요청했고, 안보부는 불과 몇 분 만에 이를 전 항공사에 배포했다. 오후 4시30분에는 추가로 그의 여권 번호까지 전달됐다. 그러나 이날 오후 6시30분에 전화로 에미리트 항공사에 전화를 건 샤자드는 두바이를 통해 파키스탄으로 가는 EK202 항공편을 예약할 수 있었고, 1시간 뒤 공항에 도착해 현금을 지불하고 티켓과 보딩패스를 발급받아 비행기에 탑승했다. 항공사 직원이 출국금지 명단 확인을 제대로 안한 것이다. [파이살 샤자드 그는 누구인가] 전형적인 이민자 역정 거쳤다 유학생→취업비자→영주권→시민권 취득 타임스스퀘어 차량 폭탄 테러 미수 용의자 파이살 샤자드(30)의 그간 행적이 자세히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지난 79년 파키스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파키스탄 퇴역 공군 출신이다. 지난 98년 학생 비자를 받고 미국에 처음 온 그가 미국 시민권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한인 유학생들과 하등 다를 게 없다. 커네티컷 브리지포트대에서 컴퓨터 애플리케이션·정보시스템공학으로 학사학위(2000년)를, 또 같은 학교에서 MBA(2005년) 과정을 마친 엘리트다. 대학 졸업뒤에는 H1-B 비자를 취득했고, 미 시민권자인 아내와 결혼해 영주권을 받았다. 금융회사에 재정분석가로도 취직해 안정된 생활을 했고, 2009년 4월 시민권자가 됐다. 샤자드는 시민권을 취득한 두달 뒤 6월에 파키스탄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그가 파키스탄에 머무르는 동안의 행적은 여전히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테러리스트 캠프에 머물며 폭발물 제조법 등을 배웠을 것이라는 추측만 나오고 있다. 그의 이웃들 역시 샤자드에 대해 ‘조용하고, 공손하며 늦은 밤 조깅을 하는 지극히 평범한 이웃’으로만 기억하고 있다. 그 역시 금융위기의 여파를 피하지 못한 듯, 지난해 주택을 압류당한다. 샤자드가 집을 살 때 도와준 부동산 업자는 샤자드가 부시 대통령과 이라크 전쟁을 싫어했다고만 기억하고 있다. 2009년 파키스탄으로 갔다가 2010년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어느날 현금 1300달러를 주고 니산 패스파인더 중고차로 범행을 기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 용의자 파이살 샤자드의 미국내 행적 1998년 파키스탄에 머물며 워싱턴주 서던이스턴대학교 강의 수강. 이후 학생비자 취득해 커네티컷대 브리지포트대 입학. 2000년 브리지포트대에서 컴퓨터 애플리케이션·정보시스템 전공으로 학사학위 취득. 2001년 커네티컷주 스탬포드에 있는 ‘엘리자베스 아덴’사에서 근무. 2002년 숙련노동자 자격으로 H1-B 비자 취득. 2004년 커네티컷주 노워크에 소유중이던 2베드룸 콘도미니엄 처분. 아내 후모 아니프 미안과 공동소유. 20만달러 모기지 얻음. 2005년 아내 미안, 2월에 남편 샤자드 위해 영주권 신청. 샤자드는 브리지포트에서 MBA 취득. 2006년 샤자드 영주권 신청 받아들여짐. 커네티컷주 노워크에 있는 금융회사 어피니언 그룹에서 재정분석가로 근무 시작. 2008년 샤자드, 10월달에 시민권 신청. 2009년 샤자드, 4월에 시민권 취득. 두바이로 가서 다시 파키스탄으로 이동. 친구와 트럭 빌려 페샤와르로 이동해 수주간 머무름. 9월에 미국의 집 압류당함. 2010년 편도 비행기표 끊어 미국으로 돌아옴. 공항에서 이민국 직원에게 고향의 부모님 만나고 돌아오는 길이라고 말함. 브리지포트에 있는 아파트로 이사. 한 수퍼마켓 주차장에서 니산 패스파인더 중고차를 1300달러 현금 지불하고 구입. 안준용 기자 jyahn@koreadaily.com